와인 상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 한국에서 16만권 팔려… 작가 타다시 아기, “등장인물 토미네 잇세의 모델은 배용준” |
와인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원제 神の滴)’은 작년 11월 한국 상륙과 함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신의 물방울(글 타다시 아기ㆍ그림 슈 오키모토)’을 한국에 들여온 학산문화사에 따르면 9월 초 6권까지 발간돼 16만 부가 팔렸다. |
-‘신의 물방울’을 쓰게 된 계기는.
“개인적으로 와인을 너무 좋아하고, 와인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것은 완벽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천(天), 지(地), 인(人)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의 물방울’이 많은 독자를 와인의 세계로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와인을 하나씩 맛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책에 소개된 와인이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어 가격이 급상승하는 일이 생기는 건 안타깝게 생각한다.”
-언제부터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나.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와인을 마셨다. 본격적으로 와인을 수집한 지는 10년 정도 됐다. 약 2500병을 소장하고 있다. 이를 보관하기 위해 조그마한 집 하나를 따로 빌렸고, 에어컨으로 온도를 조절해서 큰 와인셀러(와인 저장고)처럼 사용한다.”
-작품 속 최고의 와인인 ‘신의 물방울’이 어떤 것인지 이미 정해져 있나.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인가.
-그 다음 서열의 와인을 나타내는 ‘12사도’는 어떻게 정했나.
“12사도의 대부분을 이미 정했지만 집필 중에 더 훌륭한 와인이 나온다면 추가할 수 있다.”
-주인공 시즈쿠가 명주실처럼 가늘게 와인을 디캔팅(decanting·병 속에 담는 와인을 디캔터라는 바닥이 넓고 주둥이가 긴 투명한 유리병 혹은 크리스탈병에 옮겨 담는 것)하는 모습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그런 실력을 가진 사람이 있나.
“일본 소믈리에(와인 감별사) 경연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샤토라는 사람이 대회장에서 화이트 와인을 명주실처럼 길게 디캔팅했다. 그는 롯폰기에 있는 와인 레스토랑 주인이다.”
-‘신의 물방울’이 TV 드라마로도 제작되나.
“아직은 논의 단계다. 드라마 제작은 책이 모두 완성되었을 때나 가능하다. 책이 완성 되려면 최소 3년, 최대 5년이 걸린다. 이후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와 함께 작업실로 향했다. 유럽풍의 단독주택이었는데, 나무로 만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오른편에 작업실이 있었다. 책상을 방 한가운데에 두었고 주변은 책으로 가득했다. 2층으로 연결되는 한쪽 벽면에는 모두 만화책이 꽂혀 있었다.
홈시어터 시설을 갖춘 지하는 가족, 친구들과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 책에서 소개됐지만 지금은 품절 상태인 와인 한 병을 선물로 받았다. 그것은 프랑스 론(Rhone) 지방의 와인으로 소박하고 묵직하면서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는 샤토 생 콤(Chateau Saint Cosme)이었다.
도쿄=최성순 와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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